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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2-NIW 이민비자는 국익면제(NIW) 조건을 통해 미국 고용주의 스폰서가 없는 상태에서도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고용주 스폰서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기본적으로는 큰 장점이지만,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에는 구직에 대한 압박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시민권과 달리 영주권의 경우 일 년 중 적어도 6개월 이상을 미국 내에 체류하지 않으면 신분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결국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에는 어떻게든 빨리 미국 내에 직장을 구하고 미국 생활을 시작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2024년 4월 16일에 주한미국대사관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인터뷰가 예정되었으니 준비하라는 통지문인 P4 Letter를 수신한 2024년 3월 15일 무렵부터 구직을 준비했고, 6개월이 조금 넘게 걸려 9월 25일자로 오퍼 레터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구직 시작 시기

EB2-NIW 이민비자 청원자가 미국 구직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P4 Letter 수신 이후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미국 구직 공고들은 지원 시 노동허가가 있는지 묻는 단계를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는데, 적어도 주한미국대사관 인터뷰 일정이 잡힌 정도가 아니라면 여기에 라고 체크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일단 라고 응답한 뒤 절차가 진행되면서 영주권 진행 상태를 상세히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리크루터 입장에서는 결국 ‘아직 영주권은 없다는 거네’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내용이고, 채용 프로세스에 재지원 금지기간(Cooldown Period)를 두는 회사들의 경우에는 이후 지원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노동허가의 증명
실물 영주권 카드(그린카드)가 없더라도 합법적으로 미국 구직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은 아닙니다. 주한미국대사관 인터뷰를 통과한 뒤 이민비자가 찍힌 여권을 수령하고, 해당 여권으로 미국령에 최초 랜딩하여 1년짜리 임시 영주권으로 기능하는 I-551 Stamp를 받으면, 해당 스탬프가 찍힌 비자를 노동허가의 증명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구직에 필요한 도구들

구직 플랫폼

링크드인, 글래스도어, 인디드를 사용했습니다. 링크드인을 가장 많이 사용했고, 프리미엄 결제도 해서 사용했습니다. 프리미엄 결제가 구직 성공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구직 공고 게시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 (InMail) 때문에 본인 성향과 잘 맞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유용할 것입니다.

미국 주소와 전화번호

미국 내 주소와 전화번호가 있는 편이 일반적으로 미국 구직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저의 경우 한국 주소와 전화번호 대신 미국 주소와 전화번호를 이력서에 추가하기 시작한 이후로 인터뷰 기회가 확실히 늘었다고 느꼈습니다.

미국 내 주소는 아내 지인(친척)의 미국 서부 주소를 사용했고, 미국 내 전화번호는 Dingtone이라는 유료 앱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SIM을 이용하는 서비스가 아니고, 통화품질은 약간의 딜레이와 에코가 있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아주 못 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영어 듣기 실력 이슈로 전화를 할 때는 이어폰을 애용했습니다😳.

이력서

이력서는 여러 번 수정 작업을 거쳤는데, 처음에는 사진을 넣었다가 해외 블라인드 투표 글에서 ‘안 넣는다’가 압도적인 것을 본 이후로는 넣지 않았습니다. 최종 버전의 이력서는 연락처 - 짧은 자기소개 단락 - 직장경력 - 학력 - 논문/특허실적 순서로 3장 정도가 되었습니다.

구직 프로세스

일반적인 구직 사이클은 구인공고(잡포스팅)에 지원 → 채용 담당자(리크루터) 인터뷰 → 실무 매니저(하이어링매니저) 인터뷰 → 최종 인터뷰 순서로 진행됩니다.

구인공고에 직접 지원

구직 플랫폼에서 확인한 구직 공고에 직접 지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구직공고를 올린 기업의 채용(Careers) 페이지로 리다이렉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채용 페이지에 있는 공고가 구직 플랫폼에 바로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각 기업의 채용 페이지들도 즐겨찾기해 두고 틈틈히 들어가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레퍼럴

구직 공고에 지원할 때 내부자 추천을 받는 경우를 레퍼럴(Referral)이라고 합니다.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 ‘레퍼럴을 받는다’고 하면 해당 회사/팀 내 재직자를 통해 인사팀 혹은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직접 이력서를 전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특히 추천인이 하이어링매니저가 필요한 인력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해당 내용에 대해 나를 추천해 줄 수 있는 경우라면 직접 지원자들에 비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리한 위치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제 경우 한 포지션에 레퍼럴을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업무 핏의 문제였을지 실제 프로세스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1차 인터뷰 (리크루터)

일반적으로 리크루터와 함께 전화로 진행하며, 30분을 넘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비자 상태와 함께 포지션에 대해 전반적으로 개괄하고 제 경력이 거기에 맞을지에 대해 대화합니다. 물론 이렇게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첫 연락이 C레벨에서 온다거나 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이메일로 먼저 연락이 와서, 전화 통화가 가능한 시간대를 구글 캘린더 등으로 예약해 달라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물론 전화로만 하는 것은 아니고 영상회의 플랫폼(Zoom, Microsoft Teams, Amazon Chime)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바로 전화부터 오는 경우도 있기는 했는데, 보통 리크루팅 전문 회사의 에이전트들로부터 이런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전화가 바로 오는 경우는 스팸이겠거니 생각하고 안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쩌다 한 번 받아 보았던 전화가 리크루팅 에이전트 전화였던 경험 이후로는 가능한 한 한밤중에도 깨어 있으면서 전화를 받으려고 했습니다. 구직 기간 6개월여동안 약 세 번 정도 이런 전화를 받았습니다.

2차 인터뷰 (하이어링 매니저)

합격한다면 나의 상사가 될 사람(하이어링 매니저)과 진행하는 인터뷰로 보통 1시간 정도입니다. 포지션 브리핑 및 기술 이해도 확인이 대부분이며, 기술적으로 자세히 질문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해집니다.

최종 인터뷰 (온사이트)

최종 인터뷰는 소위 온사이트(On-Site)라고 부르는데 한국 회사들 면접과 달리 여러 패널이 연속으로 들어와(back-to-back) 여러 번의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인터내셔널 지원자를 교통비와 숙식비를 지원해주며 미국 본사까지 초청하는 경우가 요즈음에는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2개 포지션에서 온사이트 기회가 있었고 모두 화상으로 진행했습니다.

  • A사: 1시간 인터뷰 5번
  • B사: 1시간 PPT 발표 + 그룹 커피챗 30분 + 30분 인터뷰 7번

최종 성적 및 후기

미국 구직을 준비하는 동안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그래도 결국 구직에 성공하고 완전 이주를 할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2024년의 구직 시장은 아직까지도 굉장히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6개월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 기간 안에 구직에 성공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포함하여 세계 경제 상황이 조금 더 나아져서, 다른 기회들이 또 다시 열리기를 기대하며 제 최종 성적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해 봅니다☺️.

  • 지원한 포지션 수 : 100개
  • 리크루터 인터뷰 : 11회
  • 하이어링 매니저 인터뷰 : 7회
  • 온사이트 인터뷰 : 2회
  • 오퍼 : 1개 🙏

번외 - 영어 공부

영어 공부는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서 거의 영어공부 앱들과 화상영어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말해보카, 스픽, 링글이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말해보카는 단어공부 및 발음 교정 용도로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고, 스픽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AI 대화 기능으로 모의 인터뷰를 하는 데, 링글은 실제 튜터와 화상대화로 실제 대화 환경에 적응하는 데 사용했습니다. 영어 공부 관련은 다른 포스팅으로 다시 다루어 볼게요👋.